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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블루스의 시작을 찾아서.

MinJV님 | 2015.10.01 17:55 | 조회 28

80년대 우울한 낭만을 추억하는 한국적 블루스의 대명사,

신촌 블루스

'교과서적' 플레이의 대명사 이정선과 '자유로운' 플레이의 대명사인 엄인호. 이 두 기타리스트를 주축으로 다양한 개성들이 함께 만들어 낸 공동체 '신촌 블루스'. 그들은 그 다양한 개성들의 긍정적 시너지를 바탕으로 화려했던 80년대 대중음악계의 한 편을 장식했다. 지금도 신촌의 낡은 술집에선 이들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80년대를 추억하는 사람들, 80년대를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골목길'을 따라 부르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니, 번쩍거리는 신촌의 네온이 눈부신 사람들이라면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신촌 블루스의 음악이 흘러 나오는 작은 술집을 찾아보라. 낭만이 그곳에 있을 테니.

과거를 낭만으로 추억하게 해 주는 진짜 음악들

7~80년대를 살 지 않았었더라도, 심지어 그 당시의 음악들 조차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멋들어지게 기타를 한 번 쳐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사람들 이라면 '이정선'이란 이름은 아마 한 번 이상 들어 보았을 것이다. 기타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교재는 물론 중/고급 수준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다수의 교재들을 집필한, 대한민국 모든 기타 키즈들의 선생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타리스트뿐만 아니라 편곡자로써도 많은 작품을 남긴 그는 이러한 이력들 때문인지 악보에 기반한 연주를 선호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 후 음악을 하기 위해 가출하여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연주자는 물론 DJ로 활동했다는 (대중들에게 알려진) 젊은 시절의 단편적인 행보만 보더라도 '자유로운 영혼'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기타리스트 엄인호는 그 삶만큼이나 자유롭고, 손맛 넘치는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서로의 개성이 뚜렷한 두 기타리스트 이정선과 엄인호는 86년, 음악으로 연결된 지인들과 함께 '신촌 블루스'라는 이름을 건 활동을 시작하고, 'Blues'란 이름에 걸맞게 80년대의 우울한 낭만을 추억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안주거리들을 가득 담은 앨범들을 만들어 낸다.

박인수, 정서용, 한영애 등의 보컬과 함께 한 신촌 블루스의 첫 앨범과 故 김현식과 그의 밴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참여한 두 번째 앨범의 수록곡들은 그 음악적이고 감성적인 생명력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특히 이정선, 엄인호 각각의 스타일의 곡들이 조화롭게 융화되어 담겨있는 그들의 2집 [신촌 블루스II(황혼/골목길)]은 이정선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신촌 블루스'의 앨범으로 '한국적 블루스'의 정수로 불리고 있다.

앨범의 첫 곡 '황혼'은 83년에 발표된 '산울림'의 9집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당시 세션을 위해 '산울림'의 앨범에 참여했던 엄인호가 점 찍어 두었던 것을 '신촌 블루스'의 앨범에도 수록했다고 한다. 원곡이 단촐한 편곡과 김창완의 담담한 목소리로 홀로 남겨진 도시의 우울을 노래 했다면, '신촌 블루스'는 이들의 1집에도 참여했던 정서용의 매끈하고 힘있는 목소리를 담아 밤의 우울을 세련되게 표현 하여 그들이 가지는 Blue의 색채를 짙게 나타내고 있다. 슬로우 템포의 두 곡 '바람인가'와 '빗속에서'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바람인가, 빗속에서'에서는 전성기 시절 김현식의 목소리와 정제되지 않은 엄인호의 목소리가 묘하게 조화되고 있으며, 이어지는 이정선의 곡 '산 위에 올라'는 양 쪽으로 나눠진 리듬기타가 귀를 끌어당기는 Funky 트랙으로 후반부에 샘플러를 이용한 보컬 효과도 인상적이다.

엄인호의 기타와 그의 친 형 엄인환의 색소폰이 벌이는 흥겨운 솔로 대결과 절정에 오른 김현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상', 이정선의 차분한 통기타 블루스 '아무 말도 없이 떠나요'를 지나고 나면 앨범의 백미인 '골목길'이 이어진다. 사실 '골목길'은 엄인호의 경험에서 우러난 가사를 담고 있지만 김현식은 마치 소주 한 잔 걸친 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듯 노래를 쏟아내고, 그 호탕한 목소리는 스네어 드럼 없이 진행되는 정통 레게 리듬 위에 얹혀 비틀거리며 가슴을 때린다. '골목길'을 지나 당시 김현식이 이끌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세련된 보사노바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 이정선의 팝적 감성과 편곡 능력이 돋보이는 '빗속에 서있는 여자'를 거쳐 B.B King에 대한 헌정 곡이자 한영애가 먼저 불렀던 엄인호의 뜨거운 블루스 '루씰'을 마지막으로 앨범은 마무리 된다.

가끔 지인들과 오래된 음악이 나오는 술집을 찾을 때면 '신촌 블루스'의 곡들은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술에 취하는지, 뜨거운 기타 연주에 취하는지 모르게 한참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모두는 한영애가 되고, 김현식이 되어 노래를 부르곤 한다. 그럼 그 곳은 풍족하지 못했던 청춘들이 술잔을 기울이던 신촌이 되고, 생전 처음 만난 옆 테이블 사람들은 어느새 친구가 된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신촌 블루스'의 음악엔 블루스적 요소들을 가요에 녹여냈다는 식의 일반적인 평가 보다는 이처럼 대중들의 삶 속에 녹아 들어 과거를 낭만으로 추억하게 만들어 주는 힘을 가진 진짜배기 음악이라는 평가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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